마학
말의 소화기관: 위가 작고 장이 긴 이유
· 읽는 데 약 4분
말의 위는 8~10L로 작아 소화관 부피의 9~10%에 그칩니다. 풀은 맹장과 대장의 미생물이 발효해 에너지로 바꾸므로, 조금씩 자주 먹이고 사료는 천천히 바꿔야 합니다.

말의 위는 몸집에 비해 작아 음식과 물을 8~10L 정도만 담습니다. 대신 위 뒤로 이어지는 장이 길고 큽니다. 말은 풀을 조금씩 오래 뜯어 먹도록 진화했고, 풀의 질긴 섬유는 위가 아니라 뒤쪽 장에 사는 미생물이 분해합니다. 위가 작고 장이 긴 구조는 이 먹는 방식에 맞춰진 결과입니다.
위는 작고, 발효는 뒤쪽에서
사람이나 개처럼 위가 하나인 동물은 고기·과일·채소를 위와 소장에서 효소로 분해합니다. 소나 양은 위가 여러 칸이고, 그중 반추위라는 큰 발효통에서 미생물이 풀을 먼저 분해합니다. 말은 두 방식을 섞은 구조입니다. 위는 하나뿐이지만 풀은 소화관 뒤쪽에서 발효시키므로 후장 발효 동물이라고 부릅니다. 반추동물은 반대로 앞쪽(전장)에서 발효하는 동물입니다.
부피 비율을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오하이오주립대 자료에 따르면 반추동물은 위가 소화관 부피의 70%를 차지하지만, 말은 위가 9~10%에 그칩니다. 말의 소장은 30%, 맹장은 16%, 대장은 45%로 소화관의 대부분이 장입니다.
음식이 지나가는 길
입에서 잘게 씹힌 풀은 침과 섞여 삼키기 좋은 덩어리가 됩니다. 말은 하루에 침을 약 36L까지 만들고, 이 침은 위산을 어느 정도 중화하는 역할도 합니다. 길이 약 1.4m의 식도는 음식을 한 방향으로만 밀어 내리는데, 이것이 말이 음식을 게워 내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위는 음식을 섞고 잠시 담아 두었다가 소장으로 내보냅니다. 소장은 십이지장, 공장, 회장으로 이어지며 럿거스대 자료로 50~70피트(약 15~21m)에 이릅니다. 머크 수의학 매뉴얼은 가운데 부분인 공장만 약 19.5m라고 설명합니다. 소장에서는 췌장과 장의 효소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하고 흡수합니다. 말은 쓸개(담낭)가 없어서 간이 지방 소화를 돕는 담즙을 쉬지 않고 내보냅니다.
소장을 지나면 후장입니다. 맹장은 음식과 물을 27~30L 담는 커다란 발효통으로, 오하이오주립대 자료에 따르면 내용물이 최대 7시간 머물며 미생물이 섬유를 분해할 시간을 얻습니다. 그다음 대장(큰결장)은 약 75L를 담고, 내용물은 보통 2~3일에 걸쳐 지나갑니다. 미생물이 섬유를 발효하면 휘발성 지방산이 생기는데, 이것이 말이 쓰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왜 '조금씩 자주'가 원칙인가
말은 하루 16시간 이상 조금씩 풀을 뜯으며 살아온 동물입니다. 풀을 뜯는 환경에서는 위가 비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위는 비어 있어도 위산을 계속 만듭니다. 위의 아랫부분(선 부분)은 점액과 중탄산염으로 스스로를 보호하지만, 윗부분(비선 부분)은 그런 보호막이 약합니다. 하루 두 번 많은 양을 몰아 먹이는 방식에서는 위가 비는 시간이 길어지고, 거친 먹이가 부족하면 위 윗부분의 산성이 강해져(pH 4 이하) 위궤양 위험이 커진다고 오하이오주립대 자료는 설명합니다.
곡물을 한 번에 많이 먹이는 것도 문제입니다. 작은 위와 빠르게 지나가는 소장에서 다 소화되지 못한 전분이 후장으로 넘어가면 미생물 균형이 깨져 가스, 산통(복통), 제엽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같은 자료는 다음을 권합니다.
- 먹이의 절반 이상은 건초나 풀 같은 조사료로 줍니다.
- 곡물·농후사료는 여러 번에 나누어 조금씩 줍니다.
- 건초를 먼저 주고 농후사료를 나중에 줍니다.
- 건초 종류를 바꾸는 것까지 포함해 먹이는 7~10일에 걸쳐 천천히 바꿉니다.
- 깨끗한 물을 언제나 마실 수 있게 둡니다.
긴 장의 약점
길고 큰 장에는 약점도 있습니다. 머크 수의학 매뉴얼은 말의 소화관이 여러 곳에서 꺾이고 좁아지기 때문에 질긴 섬유질 먹이가 막히기 쉽다고 설명합니다. 대표적인 곳이 대장이 뒤로 접히는 골반굴곡으로, 지름이 약 20cm에서 9cm 안팎으로 좁아집니다. 이곳에서는 내용물이 느려져 발효 시간을 버는 대신 모래 같은 무거운 입자가 가라앉기 쉽습니다. 맹장은 몸에 느슨하게 붙어 있어 강하게 수축할 때 꼬이거나 자리를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말이 바닥을 앞발로 긁거나, 배를 걷어차거나, 자꾸 눕고 구르거나, 옆구리를 돌아보거나, 분변 양이 줄면 산통일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보이면 바로 수의사와 상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