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학
제주마와 한라마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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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마는 제주에서 오래 길러 온 작은 토종말이고, 한라마는 제주마와 더러브렛을 교배해 생긴 말입니다. 유전체 연구에서 한라마는 제주마보다 더러브렛에 더 가까운 것으로 나왔습니다.

제주마와 한라마는 둘 다 제주에서 기르는 말이지만 뿌리가 다릅니다. 제주마는 제주에서 오래 길러 온 작은 토종말이고, 1986년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되어 혈통을 따로 관리합니다. 한라마는 제주마와 더러브렛을 교배해 생긴 말로, 제주산마라고도 부릅니다. 주로 경주용으로 길러 왔고, 최근에는 이를 바탕으로 한 승용마 개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주마: 작고 강인한 토종말
제주마는 흔히 제주도 조랑말이라고 부르며, 키가 작아 과실나무 밑을 지날 수 있는 말이라는 뜻의 과하마(果下馬)라는 이름도 있습니다. 제주에는 오래전부터 말이 있었지만, 지금의 제주마와 가까운 말을 본격적으로 기르기 시작한 것은 13세기입니다. 1276년 원나라가 몽골 말 160마리를 들여와 지금의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일대에 풀어 길렀고,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는 2만 마리 가까이 방목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체형은 머리가 크고 목이 굵으며, 체고(어깨 가장 높은 곳인 기갑까지의 높이)에 비해 몸통이 긴 편입니다. 영문 위키백과는 수말 체고를 121.8~128.9cm, 암말을 113.2~127.3cm, 체중을 230~330kg으로 적습니다. 발굽이 단단하고 두꺼워 편자 없이 달리고, 추위에 강해 대부분 마의(말에게 입히는 담요)나 마구간 없이 방목해 왔습니다. 성격은 온순하고 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편입니다.
천연기념물 제주마로 인정받으려면 외모 심사와 DNA 검사를 함께 통과해야 합니다. 외모 기준은 엉덩이가 완만하게 기울고, 궁둥이가 튀어나오지 않으며, 체격에 비해 머리가 크고 눈이 둥글고, 목이 굵고 털에 윤기가 있으며, 강인한 인상을 주는 것입니다. 여기에 17가지 유전 표지를 확인하고, 등록된 말에는 목 근육에 전자칩을 심어 이력을 관리합니다.
한라마: 제주마와 더러브렛의 교잡
1960년대 이후 농기계와 교통수단이 보급되면서 제주마의 쓰임은 줄었습니다. 1970년대 후반에는 한국마사회가 경주마 생산을 위해 앵글로아랍과 더러브렛을 들여왔고, 외국산 수말 일부가 교잡마 생산에 쓰였습니다. 영문 위키백과는 이런 교배가 순수 제주마가 줄어든 원인의 하나였고, 1980년대 중반 제주마가 약 1,200마리까지 줄었다고 적습니다.
2021년 국제 학술지 Animals에 실린 논문은 한라마를 제주마와 더러브렛의 교잡종으로, 경주를 목적으로 길러지는 말로 소개합니다. 같은 논문은 축산진흥원 자료를 인용해 지금까지 등록된 말이 제주마 5,223마리, 한라마 5,201마리라고 적었습니다. 두 말의 등록 규모가 비슷한 셈입니다.
농촌진흥청은 2009년부터 키 120cm 정도인 제주마와 165cm 정도인 더러브렛을 교배해 한라마 계통의 승용마를 개발해 왔습니다. 국내 승용마는 대부분 경마용이나 수입말이라 키가 커서 초보자와 어린이가 타기 어렵고 관리가 까다롭다는 점을 보완하려는 것입니다. 2018년 보도에 따르면 이 사업에서 승용마 가운데 최상으로 평가되는 흑색 말과 흑백 얼룩무늬 말을 생산했고, 승마 안전에 중요한 온순한 성품도 갖추게 했습니다.
유전자로 본 두 말의 거리
2018년 연구는 제주마, 더러브렛, 제주 교잡마(제주마×더러브렛)의 유전체를 SNP(한 글자 단위의 DNA 차이) 칩으로 비교했습니다. 집단 간 유전적 차이를 나타내는 값(FST)이 제주마와 더러브렛 사이에서 0.113으로 가장 컸고, 제주 교잡마와 더러브렛 사이에서 0.031로 가장 작았습니다. 집단 구조 분석에서도 제주 교잡마는 제주마보다 더러브렛에 더 가까웠습니다. 유전적 다양성을 보여 주는 기대 이형접합도는 제주 교잡마가 0.351로 가장 높았고, 더러브렛 0.337, 제주마 0.311 순이었습니다. 체격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LCORL/NCAPG, PROP1 유전자 부근에서는 선발의 흔적도 찾았습니다.
2021년 연구는 제주마 141마리, 한라마 88마리, 더러브렛 194마리의 털 시료로 SPRN이라는 유전자의 변이를 살폈습니다. 네 가지 변이를 찾았고, 제주마의 유전형과 대립유전자 분포는 한라마, 더러브렛과 통계적으로 뚜렷이 달랐습니다. 그중 한 변이는 더러브렛에서 발견되지 않아, 연구진은 더러브렛과 제주마·한라마를 구별하는 표지로 쓸 수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연구진은 한라마가 두 품종의 교잡에서 나왔으므로 그 유전적 특징도 양쪽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헷갈리기 쉬운 점
- 제주에서 보는 말이 모두 제주마는 아닙니다. 제주에는 한라마와 더러브렛도 많이 있고, 천연기념물 제주마는 혈통 등록이나 외모 심사·DNA 검사를 거쳐 등록된 말을 가리킵니다.
- 한라마는 제주마와 더러브렛의 교잡에서 나온 말입니다. 유전체 연구에서는 제주마보다 더러브렛에 더 가깝게 나왔습니다.
- 제주산마라는 이름은 '제주에서 난 말' 전체가 아니라 한라마를 가리키는 다른 이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