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승마클럽 예약 신청 031-563-7776 English

마학

말의 후각과 플레멘 반응

· 읽는 데 약 5분

말은 사람보다 냄새를 훨씬 잘 맡고, 코 안에 여러 냄새를 맡는 주 후각계와 페로몬을 맡는 서골비기관을 함께 갖고 있습니다. 고개를 들고 윗입술을 말아 올리는 플레멘 반응은 웃는 표정이 아니라 냄새를 서골비기관으로 보내는 행동입니다.

잔 반점이 있는 흰 털의 말이 목을 하늘 쪽으로 길게 뻗고 윗입술을 말아 올려 이빨과 잇몸을 드러낸 모습. 뒤로 구름 낀 하늘과 숲이 보인다
사진: Waugsberg,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 출처

말의 후각은 사람보다 훨씬 예민하고, 개보다는 조금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말은 코 안에 냄새를 맡는 체계를 두 가지 갖고 있습니다. 하나는 콧구멍과 비강에서 여러 냄새를 두루 맡는 주 후각계이고, 다른 하나는 페로몬처럼 잘 날아가지 않는 화학 신호를 맡는 서골비기관(야콥슨 기관) 입니다. 말이 고개를 쳐들고 윗입술을 뒤집어 이빨을 드러내는 플레멘(flehmen) 반응은 웃는 것이 아니라, 냄새를 이 서골비기관 쪽으로 보내는 행동입니다.

코 안의 두 가지 후각 체계

말은 입으로 숨을 쉬지 않고 코로만 숨을 쉽니다. 한 번에 많은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고, 육상 척추동물 가운데 후각 수용체가 가장 많은 축에 듭니다.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으면 비강 안 공기 흐름이 세져 냄새 분자가 후각 수용체에 더 잘 닿습니다. 2023년 학술지 Animals에 실린 리뷰 논문은 말의 두 콧구멍이 서로 떨어져 다른 방향을 향하고, 두 비강을 나누는 벽인 비중격이 20~30cm에 이른다고 설명합니다.

주 후각계에서 냄새를 감지하는 세포층인 후각 상피는 비강 안쪽 깊은 위쪽에 많이 분포합니다. 서골비기관은 비중격 아래쪽 바닥에 연골로 싸인 한 쌍의 관 모양으로 자리하며, 휘발성이 낮거나 없는 물질, 곧 오줌이나 몸 분비물에 많은 성분을 감지합니다. 여기서 받은 신호는 별도의 신경 경로를 거쳐 뇌로 갑니다.

예전에는 두 체계가 맡는 냄새가 완전히 나뉜다고 보았습니다. 최근 연구는 두 체계가 서로 보완하고, 어떤 물질은 양쪽에서 함께 감지된다고 봅니다. 더러브렛이 스테로이드 페로몬인 안드로스테논을 서골비기관과 후각 상피 양쪽에 있는 같은 수용체로 감지한다는 연구가 그 예입니다.

플레멘 반응은 어떻게 일어나나

플레멘은 '윗니를 드러내다'라는 뜻의 독일어에서 온 말입니다. 말은 목을 뻗고 코를 들어 올린 채 입을 살짝 벌리고 윗입술을 말아 올립니다. 숨을 들이쉰 뒤 이 자세로 몇 초 동안 멈춰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하면 콧구멍으로 새는 공기가 줄어 비강 안 압력이 높아지고, 잘 날아가지 않는 성분을 서골비기관에서 더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됩니다.

개, 소, 돼지 같은 여러 포유류는 앞니 뒤 입천장에 난 관으로 입안과 서골비기관이 이어져 있습니다. 말은 입으로 숨을 쉬지 않기 때문에 이 연결이 없고, 서골비기관이 비강 쪽으로만 열려 있습니다. 말의 플레멘이 코로 들이쉬는 공기에 기대는 까닭입니다.

언제 플레멘을 보이나

  • 수말이 다른 말, 특히 암말의 오줌이나 분변 냄새를 맡은 뒤에 가장 흔히 보입니다. 다만 성별과 관계없이 어느 말이나 보일 수 있습니다.
  • 암말은 새끼를 낳은 뒤 처음 몇 시간 동안 망아지와 양수 냄새를 맡으며 플레멘을 자주 보입니다.
  • 어린 말은 수컷과 암컷 모두 보이며, 어린 수망아지가 암망아지보다 최대 다섯 배 자주 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 페퍼민트 정유처럼 낯설고 강한 냄새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 수말은 발정기 암말, 비발정기 암말, 거세마의 오줌 모두에 플레멘을 많이 보였고, 거세마 오줌보다 다른 수말의 오줌에 더 많이 반응했습니다. 같은 실험에서 거세마가 플레멘을 보이는 일은 매우 드물었습니다.

냄새로 읽는 세상

말끼리 만나면 코와 코, 코와 몸을 맞대고 냄새를 맡는 것이 흔한 인사입니다. 말은 다른 말의 분변 냄새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한 연구에서 암말과 거세마는 자기 분변보다 다른 말의 분변을 더 오래 맡았고, 자신에게 공격 행동을 가장 많이 한 말의 분변에 특히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무리의 수말은 분변 더미와 오줌 자리에 표시를 남겨 자기 존재를 알립니다.

사람의 냄새도 말에게는 정보입니다. 2023년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연구에서 말은 같은 사람이 공포 영화를 볼 때와 코미디를 볼 때 흘린 땀 냄새를 구별했고, 새로 나온 냄새는 주로 오른쪽 콧구멍으로 맡았습니다. 말 43마리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에서는 공포 상황의 땀 냄새를 맡은 말이 갑작스러운 자극에 더 크게 놀라고 최고 심박수가 높았으며, 사람을 덜 건드렸습니다. 연구진은 말을 다루는 사람의 감정 상태가 냄새를 통해 말에게 전해질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흔한 오해와 주의할 점

플레멘 반응은 말이 웃거나 사람을 놀리는 표정이 아닙니다. 냄새를 자세히 분석하는 행동이므로, 말이 이 자세를 취할 때 억지로 고개를 끌어내릴 까닭은 없습니다. 다만 위키백과는 평소와 다른 상황에서 뚜렷한 냄새 자극 없이 플레멘을 보이는 것이 불편함의 신호일 수 있다고 적습니다. 이런 모습이 되풀이되면 다른 행동 변화와 함께 살펴보고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라벤더 같은 정유 냄새가 말의 스트레스 반응을 줄였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의 리뷰 논문은 라벤더의 효과가 냄새를 치운 뒤에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보고와, 합성 진정 페로몬의 효과가 연구마다 엇갈린다는 점을 함께 정리합니다. 마구간에 향을 들이기 전에는 수의사(전문가)와 먼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고

다른 상식